10일 아침 일찍 서울식당에서 황태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주먹밥 점심을 준비해서 남설악탐방지원센터로 향했다. 여섯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어제 저녁에도 별이 총총하더니 아침 날씨도 무척이나 좋았다. 입구에 표시된 산행 안내 표시판도 모두 초록불이 들어와있었다.
몇년 전 당일 산행을 왔을 때 거의가 새벽 4시쯤 올라가기 때문에 무척 복잡하더니만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입구부터 한산하였다.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하였고 기온도 적당히 선선해서 산행하기에 무척 좋은 날이었다.
해가뜨고 전망이 좀 트이는 곳에 도착하니 한계령쪽과 점봉산쪽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러나 산은 언제나 변화무쌍하다는 사실을 곧 실감하게 될 줄이야...
점차 구름이 짙게 끼이는가 싶더니 안개비가 살살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겉옷만 하나 더 걸치고 오르면 될 정도여서 대청봉을 향해 계속 올랐다. 카메라가 젖을 정도여서 카메라를 베낭에 넣고, 대청봉 500m전방에서 매번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일행의 스마트폰으로 찰칵...
대청봉에 도착하니 정상석만 보일 뿐 온통 구름뿐이고, 비도 점점 세게 내리고 바람 때문에 춥기도 하고, 많은 기대를 하고 온 일행들은 실망이 클 것 같다. 빗속에서 카메라를 꺼내서 인증샷을 찍었다. 등산객들이 얼마되지 않아서 줄서는 수고는 덜 수 있었다. 오래 지체 할수록 추위만 더할 것 같아서 중청대피소로 향했다. 대피소는 만원이었다. 겨우 취사장에 자리를 잡고 라면을 끓였다. 여덟명의 식구가 맛있게 라면과 주먹밥을 먹고 이제 천불동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휘운각대피소까지 내려오는 동안에 등산객들은 점점 많아지는데 날씨는 그대로였다. 날씨가 좋았으면 공룡능선으로 안내도 해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구름이 조금씩 벗어지는 곳은 단풍과 기암이 어울려 멋진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양폭산장까지 부지런히 내려와서 일행을 기다렸다. 75년 겨울 양폭산장에서 자고 대청봉을 올랐다가 눈이 너무 내려 소청에서 되돌아서 양폭산장에서 자고 다음 해 76년 겨울 다시 양폭산장에서 자고 대청봉을 오른 기억이 새로운 양폭산장....그런데 옛날 양폭산장은 없어지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비를 겨우 피하는 매점 한쪽에 모여들 앉아서 남은 주먹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다시 하산을 시작한다. 날씨가 점차 개이면서 천불동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설악이 처음인 여섯명 젊은 선생님들. 힘은 들겠지만 설악의 비경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았다. 비선대에 도착하니 이제 한시름 놓인다. 동동주와 파전으로 목을 축이고 부지런히 걸아서 설악동에 도착하니 거의 10시간이 걸린 것 같다. 쉬는 시간이 많기 하였지만...
새내기들과 지리산에 이어 설악산도 다시 오를 수 있게 되어 참 행복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대청봉 정상에서 인증샷
트랭글 기록이다.
트랭글에 기록된 산행지도
남설악탐방지원센터 입구의 표석...보통 때는 사람들 때문에 여기설 엄두도 못냈는데.
저멀리 오른쪽은 한계령, 왼쪽은 점봉산쪽
산행을 함게한 우리학교 선생님들
대청봉이 500m 남았어요.
날씨가 때문에 단체사진이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