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중국인문학탐방 - 셋째날

소백산이 2023. 8. 12. 21:15

호텔에서 1시간쯤 걸려 악록서원(岳麓書院)에 도착했다. 악록서원은 중국 역사상 혁혁하게 알려진 4대 서원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지금도 호남대학의 캠퍼스로 쓰이고 있고 정문에 커다란 모택동의 상이 세워져 있었는데 청년시절 모택동이 공부했던 곳이라고 한다. 악록서원과 기둥에 써있는 대련에 대해 미리 공부도 했고 강구율 교수님께서 곳곳에서 쉽게 해설해 주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초나라 인재들이 있어 여기서 성황을 이루었네
서원이 큰 숲속에 들어있고 명산인 안록산으로 통하는 문이다.
실사구시 편액이 걸려 있는데 강당이라고 한다. 다음에 학달성천, 도남정맥 이렇게 세개의 편액이 차례로 걸려있다. 학달성천은 강희제가 내린 것
충효절염 이 네글자가 서로 마주보고 있었는데 주희가 와서 쓴 글씨를 비석으로 새겨놓았다고 한다.
강규율 교수께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악록서원을 관람한 후 다시 3시간쯤 걸려 악양시로 이동하였다. 동정호와 악양루를 둘러볼 시간이다.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양산을 썼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 악양루는 동정호 기슭에 세워져 있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누각이었다. 입구에는오조루관(五朝樓觀)' 말 그대로 오조 즉 당, 송, 원, 명, 청의 5조의 악양루를 전시해 놓았다. 악양루는 3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인원수와 오르고 내리는 코스를 통제하고 있었다. 악양루에 올라 동정호를 바라보았다. 지금은 옛날에 비해 규모가 많이 줄어 들었다고 하는데도 호수가 끝없이 펼쳐저 있었다. 악양루에는 범중엄이 쓴 악양루기가 제갈량의 출사표와 함께 명문으로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악양루에는 두보와 이백 등 시성들이 올라 시를 읊고 즐긴 곳으로도 유명해졌다고 한다.  성문과 호숫가도 둘러보고 소교의 무덤도 둘러보았다. 다시 장가계를 향해 5시간 이상 달려야 한다. 

악양루 앞에서
송나라 때 악양루
번중엄의 악양루기( 岳 阳 楼 记)
악양루에서 바라본 동정호
주유의 부인 소교의 묘

<岳陽樓記 范仲淹>-1048年著

慶曆四年春滕子京謫守巴陵郡하니越明年政通人和하야百廢具興이라乃重修岳陽樓하야增其舊制하고刻唐賢今人詩賦於其上하고屬予作文以記之予觀夫巴陵勝狀在洞庭一湖銜遠山하고呑長江하야浩浩湯湯하야橫無際涯하야朝暉夕陰氣象萬千하니此則岳陽樓之大觀也前人之述備矣然則北通巫峽하고南極瀟湘하야遷客騷人多會于此하니覽物之情得無異乎若夫霪雨霏霏하야連月不開陰風怒號하야濁浪排空하며日星隱曜하고山岳潛形하며商旅不行하야檣傾楫摧하며薄暮冥冥虎嘯猿啼하니登斯樓也則有去國懷鄕하고憂讒畏譏하야滿目蕭然하야感極而悲者矣至若春和景明하고波瀾不驚하야上下天光一碧萬頃이라沙鷗翔集하고錦鱗遊泳하며岸芷汀蘭鬱鬱靑靑하고而或長煙一空하며皓月千里浮光躍金하고靜影沉璧이라漁歌互答하니此樂何極登斯樓也則有心曠神怡하야寵辱偕忘하고把酒臨風하야其喜洋洋者矣嗟夫予嘗求古仁人之心하니或異二者之爲何哉不以物喜하며不以己悲하야居廟堂之高則憂其民하고處江湖之遠이면則憂其君하나니進亦憂退亦憂然則何時而樂耶其必曰先天下之憂而憂하며後天下之樂而樂歟인저微斯人이면吾誰與歸리오

慶曆 4(1044) 봄에 滕子京[滕宗諒]이 좌천되어 巴陵郡을 맡았는데, 이듬해에 정사가 소통되고 인민이 화목하여 온갖 폐지되었던 것들이 모두 일어났다. 이에 岳陽樓重修하여 옛 제도보다 더 크게 만들고 나라의 賢人과 지금 사람들의 詩賦를 그 위에 새기고는 나에게 부탁하여 記文을 지어 부탁하게 하였다.

내가 보니 巴陵의 훌륭한 경치는 한 洞庭湖에 있다. 먼 산을 머금고 긴 강을 삼켜 浩浩蕩蕩하여 비껴 끝이 없어 아침 햇볕과 저녁 황혼에 氣象이 만 가지, 천 가지이니, 이는 岳陽樓의 큰 구경거리로 옛사람의 記述具備되어 있다. 그렇다면 북으로 巫峽을 통하고 남으로 瀟湘을 다하여 좌천된 나그네와 騷人들이 이곳에 많이 모이니, 그들이 景物을 보는 심정이 다르지 않겠는가?

장맛비가 계속되어 여러 달 개지 않는다. 음산한 바람이 성내어 울부짖는 듯하여 탁한 물결이 공중을 치며 해와 별이 빛을 숨기고 산악이 형체를 감추며, 장사꾼과 나그네들이 다니지 않아 돛대가 기울고 노가 부러지며, 薄暮에 날이 어두워짐에 범이 휘파람 불고 원숭이가 우니, 이러한 때에 이 樓臺에 오르면 서울을 떠나 고향을 그리워하게 되고, 讒訴하는 말을 근심하고 비난하는 말을 두려워하게 되어 눈에 가득한 온갖 것들이 쓸쓸해져 감회가 지극함에 슬퍼짐이 있을 것이다.

봄날이 화창하고 경치가 선명하며 파도가 일지 않아 上下의 하늘빛이 한결같이 푸름으로 萬頃이나 된다. 모래벌의 白鷗들은 날아와 모이고 비단 같은 물고기들은 헤엄치며 江岸의 지초와 물가의 난초는 郁郁(향기로움)하고 靑靑(무성함)하며, 혹은 긴 물안개가 한번 개이고 밝은 달이 천 리를 비춘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빛은 금빛처럼 출렁이고 고요한 달그림자는 구슬이 잠긴 듯한데, 漁歌를 서로 화답하니, 이 어찌 다할까? 이러한 때에 이 樓臺에 오르면 마음이 넓어지고 정신이 和樂하여 영광과 욕됨을 모두 잊고는 술잔을 잡고 風光에 임하여 그 기쁨이 洋洋함이 있을 것이다.

슬프다! 내 일찍이 옛 仁人의 마음을 찾아보니, 혹 이 두 가지의 행위와 다름은 어째서인가? 물건 때문에 기뻐하지 않고 자기 일로 슬퍼하지 않아, 廟堂의 높은 곳에 하면 백성들을 걱정하고 江湖의 먼 곳에 하면 군주를 근심하니. 이는 나가도 또한 근심하고 물러나도 또한 근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때에나 즐거워할 수 있는가? 그 반드시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기에 앞서 근심하고 천하 사람들이 즐거워한 뒤에 즐거워할 것이다. ! 이러한 사람이 아니면 내 누구와 더불어 돌아가겠는가?

두보와 이백의 시

登岳陽樓唐代杜甫

昔聞洞庭水,今上岳陽樓.吳楚東南坼,乾坤日夜浮.

親朋無一字,老病有孤舟.戎馬關山北,憑軒涕泗流.

옛날부터 동정호 물에 대해 들었더니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라 보았네. 오초는 동남으로 터졌고 천지는 밤낮으로 떠 있네. 친한 벗에겐 한 글자 편지도 없고 늙고 병든 이 몸엔 배 한 척만 있다네. 전쟁의 말이 아직도 관산 북쪽에서 달리고 있으니 난간에 기대어 눈물과 콧물만 흘리네.

 

與夏十二登岳陽樓唐代李白

樓觀岳陽盡,川迥洞庭開.雁引愁心去,山銜好月來.

雲間連下榻,天上接行杯.醉後凉風起,吹人舞袖回.

누각은 악양에서 다하니 시냇물은 동정호에서 멀리 열렸네. 기러기는 수심을 끌고 가고 산은 좋은 해를 머금고 오네. 구름 사이에서는 연이어 걸상을 내리고 천상에서는 행배와 이어졌네. 취한 뒤에 서늘한 바람이 일어나 돌며 춤추는 사람을 향해 불어오네.

(강구율 교수님의 사전 자료 인용)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인문학탐방 - 넷째날 천문산  (0) 2023.08.13
중국인문학탐방 - 넷째날 천자산  (0) 2023.08.13
중국인문학탐방 - 둘째날  (0) 2023.08.12
중국인문학탐방 - 첫째날  (0) 2023.08.12
화담숲  (0) 2023.06.01